안개는 아침 운전도 힘들게 하면서 물 건너 저편의 진달래를 희미하게 감춘다. 안개가 걷히면 풍경이 제대로 나올 줄 알았는데 한 시간 동안 춘란을 보고 솟대감을 구해 내려왔더니 이제는 바람이 불어 물결이 그림자을 산산이 부수고 빛을 낸다. 춘란 탐란을 다니며 오랜 세월을 보아 온 풍경을 마음먹고 담자 했더니 일기가 도움을 안 준다. 안개가 걷히는 동안 산행을 하면서 변산제다 긴봄의 마음에 드는 솟대감을 구해 위안이 된다. 건너편 산자락에도 춘란 색화들이 나왔었다. 벚꽃도 개화를 시작한다. 저수지 가운데에서 뭔가 계속 물결을 일으키며 돌아다니고 낚시하던 이가 그걸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내년을 기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