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 34

단비에 살아난 홍매

올해는 늦은 홍매가 단비를 맞으며 붉게 되살아났다. 보령에서 열리고 있는 난전시회 관람을 비 때문에 취소하고 오후에 비가 그친 후 변산제다의 차밭을 돌며 홍매향을 맡으며 카메라에 담았다. 한송이일 때도 참 잘 어울린다. 비는 그만 내린다고 신호해 주는 안개 구름이 낮게 내려오고 차밭 경계에 심어둔 홍매가 진한 향을 내뿜고 있다. 뒷산 소나무들의 녹색이 진해졌다. 솟대들이 서있는 자리에 있던 홍매가 습해를 받아 죽어버렸다. 건물 뒷편의 홍매도 곱게 피어있다. 차나무가 없는 공간에 자리한 홍매와 분홍매도 화사하게 피어났다. 정자와 어우러진 홍매는 산책길에 좋은 향을 선사해 준다. 비애 젖은 꽃잎은 설중매와 다른 느낌을 준다. 생동감을 주는 꽃잎이 단비를 만끽하고 있다.

우수는 저 멀리에

봄날이 오는듯 요 며칠 날씨가 푸근하더니 봄을 시샘하듯 한파와 폭설이 찾아왔다. 혹시하는 마음에 카메라를 챙겨 변산제다의 홍매와 동백을 찾아 본다. 다른 해에 비해 날씨가 추운탓에 홍매화들이 조금 피었다. 그나마 피어난 꽃들도 추위에 오그라져 볼품이 없는데 세찬 바람에 눈꽃이 되지 못하였다. 정자 남쪽에 위치하여 북풍을 막아서 몇개의 눈송이가 딱 하나의 홍매에 얹혀져 있다. 동백은 날씨를 따라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상대적으로 밤낮의 기온차가 덜한 북쪽 방향의 꽃들이 동해를 덜 입고 싱싱한 꽃봉오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