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한 밭에 메밀을 베어낸 자리에 녹색의 보리가 때 아니게 이삭을 활짝 펴고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제 철의 보리 이삭이면 농군의 입장에서는 아까워서 다화를 꼽아 볼 엄두를 못내지만 쌔통 빠진 애들은 소재감으로 훌륭하다.
초겨울 비가 내리는 오늘 차밭에 도착하기 바쁘게 이웃밭으로 달려 가서 대충 한 웅큼을 잘라 여기 저기 꽃병을 챙겨 꽂아본다.
병들이 외출하고 돌아 오지 않은게 몇개 되나 보다 정식 다화용 병은 하나 밖에 없으니 허나 이게 있으니
궁즉통(窮卽通)이다. 꼭 정해진 용도로만 쓰이는 물건이 있지만 이 세상에는 그렇지 않는게 더 많지 않은가?
마치 삶의 재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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