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심서/차밭과 내 야그

차꾼의 넋두리

긴 봄 2008. 9. 12. 11:00

차의 농약 파동 방송이후 1년이 지나간 대한민국의 차농들은 빈사상태이다.

국영방송의 친절한 방송으로 한국 녹차를 마셔주던 차인들마저 

중국차쪽으로 급속히 이동하게 만들어 주었다.

차를 재배하고 제다를 하는 내가 그 프로를 보아도 농약치는 장면에서

아주 친절하게 목소리를 더빙하여 어색한 한국말로 더듬거리며 인터뷰하는 장면은

중국의 차밭이 아닌 한국의 차밭으로 착각하게 하기에 충분했으며

말미에 어느 대기업 제품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멘트는 압권이었다.

이리하여 농약친 차밭은 중국의 차밭이 아닌 한국의 차밭이 되었고

차인들에게 한국의 녹차는 마시면 안되고 중국의 발효차만 대안인듯 여기게 하고

여기에 올 봄에는 느닷없이 중국인들의 보이차 투기광풍을 특집으로 내 보내서

이 세상의 차 중에서 보이차가 최고인양 선전을 해 주는 우를 범함으로 한국까지

보이차 투기 붐을 이르켜 주는 국영방송으로 해서는 안되는 뜻밖의 행위를 했다.  

물론 중국의 차 종류에 비해 한국의 차 종류는 매우 빈약하고 재배 제다 기술도 떨어진다. 

그동안 중국은 수천년을 이어 차를 마시고 거기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차를 발전시켜 왔다.

우리는 어떠한가?.

임진왜란 때 파괴되고 일제 강점기 때 단절되었다가 이제 40여년이다.

녹차의 제다법도 제각각으로 확립되지 않았다.

옛 중국꺼(부초차 덖음차), 현 일본꺼(증제차)를 차용하여 만들고 있다.

다산의 구증구포는 동전의 양면처럼 뜨거운 감자이다.

3~4년 전부터 홍차를 비롯한 발효차에 대한 제다와 연구가 벌어지고 있다.

쉽지 않지만 차인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명감으로 시작한 젊은 차꾼들이다.

농약 파동 후 주요 차 재배지에서는 환경친화적인 유기농차 재배와 다양한 제다방법과 유기가공을 

행정과 학교, 관련 연구기관등이 지도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사실 차 재배와 제다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최고인 일본도 차밭에 농약을 사용하고 있으며(제초제포함)

권장 농약을 정해 놓고서 농약 잔류 기간에 대해서 철저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

그네들은 우리처럼 유별나지도 무조건의 맹신도 없다.

우리의 차인들도 우리의 차농과 제다농들을 믿고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주었으면 한다.

우리의 차농들과 제다농들은 눈 덮힌 한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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