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찾아 길 따라/야생화. 솟대 약초류 206

꽃무릇

세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 것 석산이 활짝 핀 차밭을 딸과 함께 걷는다. 아내의 사고로 외상센터에 입원시켜 놓고 보호자는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 집에 와서 세월이 가는 흔적을 잡아본다. 저먼치 전지를 하고 사고 소식을 접하고 이후 처음으로 차밭을 둘러본다. 생각만큼 꽃들의 색상이 좋지 않고 빨리 시들어간다. 차꽃과 어우러져 피어나면 좋은데 아직 차꽃은 한 두개만 피어나고 있다. 천천히 걷어가는 명상치유길은 무엇가를 생각하며 걷게 한다. 갑작스런 늦은 무더위와 강한 바람으로 꽃들이 모두 탈색되고 상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꽃이 피어나 볼품이 생길 것 같다. 각도에 따라 꽃의 시각적 효과가 차이난다. 내년에는 화기를 조절하여 해바라기를 산책로와 차밭 이랑에 심을 계획이다.

변산제다의 꽃무릇

추석을 지나고 석산의 꽃대들이 본격적으로 올라온다. 차나무 사이에 심은 것들은 아직 수령이 짧아 표시가 나지 않는다. 석산은 어찌 어찌 얘기해도 9월 20일이 개화절정기이다. 올해도 변산제다의 꽃길은 치유를 원하는 만백성에게 개방되어 있다. 변산제다 최고의 포토존으로 답답함을 해소해 주는 곳이다. 못다 베어 먹은 부추가 하얀 꽃을 피워 올려 석산과 어울렸다. 다리쉼을 할만한 위치에 많은 꽃무릇이 사진을 찍게 자리하고 있다. 성급하게 올라오는 꽃들이 마음을 달래준다. 상단의 산책로에는 제법 만개한 것들이 있다. 북쪽의 산책로도 주단길을 준비하고 있다. 남들처럼 축제를 하지 않고 조용하게 즐기고자 하는사람들만 치유꽃놀이를 하라고 호들갑을 접었다. 한 두개씩 피어나는 차꽃을 찾는 재미도 좋다.

새 두루미식구

새로운 산책길을 만들면서 그곳에 새로 만든 두루미솟대를 세울 계획했다. 후텁한 장마 기온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서 오후 늦게 세우기 작업을 했다. 솟대의 장대는 역시 노간주나무가 좋다. 가늘고 질기기 때문에 일자 빠루로 뚫은 구멍에도 잘 들어가고 부안 바다에서 물 때마다 불어오는 어지간한 강풍에도 흔들거리면서 잘 견딘다. 새로 세운 장대들이 때를 벗지 못하여 잘 보이지 않는다. 잔뜩 흐린 구름사이로 뜨건 햇볕이 내리 쬔다. 이 작품은 머리를 빌려 왔다. 산길에 굴러다니던 것을 주워 와 그대로 장대에 끼웠다. 생긴대로 깍고 산책길을 찾기 수월하게 마주보고 서서 치유를 바라는 두루미들이 아직도 많이 필요하다. 변산제다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소원을 잘 들어 주라고 두루미솟대들을 많이 많이 세워야겠다.

족두리꽃-세신

오랜 추억 중 하나, 군생활을 강원도 양구 대암산자락에서 했다. 꽃 피는 철이 되면 세신들이 무더기로 골짜기를 가득 덮고 자란다. 이들 중 가장 실한 포기를 캐어 깨끗이 씻고 하루나 이틀 정도 건조시켰다가 40도의 백주나 경월소주로 담근주를 담아 소대원의 전역회식 때나 생일회식 때 마셨던 편린 한쪽을 끌어 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