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찾아 길 따라/야생화. 솟대 약초류 206

삼지닥나무

변산제다의 긴봄은 고향 함평의 빨간 난초꽃이 나왔던 곳으로 오랫만에 탐란을 갔다. 기후변화와 낙엽이 두텁게 쌓여 지생란인 보춘화들이 거의 사라져 버려 피어난 난꽃들이 없다. 재미가 없어 다른 식생들을 살피는데 노랑브러치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가지를 보니 삼지로 자생하고 있는 삼지닥나무이다. 워매 군락지네 하얀 솜털에 싸인 노랑색이 귀엽다. 꽃은 이렇게 둥글게 뭉쳐서 피어난다. 비염으로 향기를 못맡는데 진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둥글게 피는 꽃은 한꺼번에 피지 않고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피어간다. 군락을 이루고 피어난 모습이 아름답다. 마사부식토로 물 빠짐이 좋으면서 보습력이 좋은 상태의 토양이다. 주변의 식생은 낙엽교목과 찔레나무와 같은 키 작은 관목과 어우러져 있다. 자연 상태에서 이만큼의 군락을 이루..

노루귀

비 그친 오전에 그곳에 가면 노루귀가 한참 피어있겠지 하고 찾아간 곳에는 수정이 끝난 꽃잎만이 하나 둘 떨어져 가고 있었다. 보춘화 옆에 자리하여 참 이쁘다. 초입에 이렇게 피어나고 있어 이제 막 개화하는 줄 알았다. 군락지로 갈수룩 만개하거나 시드는 꽃들이 많아졌다. 내일이면 낙화할 꽃잎들이다. 세게 건들면 모두 떨어질 것 같다. 내년에는 3일 빨리 와야징.

동백

염부단금 황금색을 붉은 단심으로 감쌌다. 동박새, 굴뚝새, 직박구리 불러들여 꿀잔치를 벌였다. 화무십일홍 수명 다하여 낙화하면 주어서 그림 그려야겠다. 봄비가 마냥 좋다. 원래는 변산제다의 차밭 방풍림을 목적으로 100여 주를 심었는데 시나브로 없어지고 10여 주만 남아 꽃을 핀다. 남쪽보다 북쪽에서 많이 피었다. 몰래 훔쳐가 심은 것들은 어디에선가 잘살며 꽃도 잘피우고 있으리라 믿는다. 처음 전남 고흥의 산속에 있던 동백꽃 씨앗을 받아 와 파종하여 이식한 것들이다. 고흥에서의 성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듯 11월부터 개화를 시작하여 한겨울에는 피지 않다 2~3월이 오면 다시 피어난다.

단비에 살아난 홍매

올해는 늦은 홍매가 단비를 맞으며 붉게 되살아났다. 보령에서 열리고 있는 난전시회 관람을 비 때문에 취소하고 오후에 비가 그친 후 변산제다의 차밭을 돌며 홍매향을 맡으며 카메라에 담았다. 한송이일 때도 참 잘 어울린다. 비는 그만 내린다고 신호해 주는 안개 구름이 낮게 내려오고 차밭 경계에 심어둔 홍매가 진한 향을 내뿜고 있다. 뒷산 소나무들의 녹색이 진해졌다. 솟대들이 서있는 자리에 있던 홍매가 습해를 받아 죽어버렸다. 건물 뒷편의 홍매도 곱게 피어있다. 차나무가 없는 공간에 자리한 홍매와 분홍매도 화사하게 피어났다. 정자와 어우러진 홍매는 산책길에 좋은 향을 선사해 준다. 비애 젖은 꽃잎은 설중매와 다른 느낌을 준다. 생동감을 주는 꽃잎이 단비를 만끽하고 있다.

again 변산바람꽃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춥고 겨울가뭄이 너무 심하다. 야생화들도 가뭄을 이겨내지 못하고 꽃의 크기가 작고 개체수도 적다. 부안의 마실길에도 담배꽁초들이 보인다. 서해안은 동쪽보다 덜 건조하다해도 산불이 나면 타는 것은 다르지 않다. 이 보기 좋은 모습 후손들에게 더 아름다운 자연으로 물려줘야 하잖냐 자연에서는 잠깐 금연도 좋다고 생각해 본다. 북향의 계곡이라 크게 가뭄을 타지 않는 곳인데도 영향을 받은 흔적이 보인다. 나름 군락지를 이룬 곳인데 20여 개체쯤 된다. 큰 활엽수들의 낙엽에 묻히고 침엽수의 그늘에 시달리며 겨우 겨우 생존하는 수준이다. 콩알보다 작은 구근에서 이른 봄에 다른 야생화보다 힘차게 솟아 오르는 힘이 대단하다. 형제주일까 모자주일까 바짝 엎드려 몇 컷을 찍었더니 모든 관절이 아우성을..

찔레 상황버섯

어제 오늘 날씨가 풀려 변산바람꽃을 마중하러 갔다. 아직 기온이 낮고 눈이 녹지 않아 바람꽃은 이제 한 두송이 봉오리를 힘겹게 올리고 있다. 혹시하는 맘으로 여기 저기를 찾아 헤매다 엉뚱하게 찔레나무에 달려있는 버섯을 찾아 담았다. 작년 12월에 이곳에 와서 채취를 했었는데 이나무는 지나쳤나 보다. 맨 처음 직장암 수술을 하고 폐로 전이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숨이 막힐 정도로 심하게 운동을 하던 때 변산바람꽃 촬영을 다녔던 곳으로 운동 겸 출사를 와서 발견하여 채취했었다. 흙과 나무껍질들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가볍게 씻어 전기밥통에 찌고 건조기로 완전히 건조하였다. 나의 음용은 차와 함께 우려 마시는 방법을 취했다. 버섯 한쪽을 하루 세번에 걸쳐 우려 마시고 요즘에도 일주일에 2~3회 정도 마신다. 찔레..

태양광발전소와 솟대

빛나태양광발전소 주출입문과 도로에 인접한 코너에 솟대들을 세웠다. 굴러 다니던 조각들을 다듬고 오랫만에 끌질을 하여 구멍을 뚫어 장대에 꿰여 세웠다. 재료는 제각각이다. 태양광 주출입문 양쪽에 세웠다. 출입문 좌측에 설치한 솟대로 죽어버린 홍매화를 잘라다 만들고 장대는 죽은 노간주나무를 이용하였다 오른쪽에 설치한 솟대는 다름나무를 다듬어 만들었다. 장대는 역시 노간주나무이다. 북쪽 코너에 세운 솟대이다. 편백나무가 주 재료이고 장대는 노간주나무이다. 뒷산에 있는 편백숲을 다니는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무탈하게 다니기를 기원한다.